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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염탐기
부모님께 서울로 올라오라며 늘 이야기하는 곳이 미술관이다. 서울에는 그 어느 도시보다 풍성한 미술관이 있다. 전시도 그러하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문을 닫은 줄 알은 미술관들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모두 예약하고 관람할 수 있다. 오늘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갔다. 경복궁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집회가 있는지 경찰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을 통제하는 경찰을 보니 입맛이 뚝 떨어졌다. 어느 커플의 대화가 그 상황을 잘 이야기해준다. "무슨 전쟁난 것 같아. 왜 이래?". 화창한 날씨 때문이었을까? 미술관 근처는 활기로 가득했다. 커플, 가족,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걷고 있었다. 한 폭의 그림이었다. 2시 관람을 예약했는데 조금 일찍 도착했다. 매..
2020.10.09 -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 지망생을 위한 조언'
가즈오 이시구로는 일본계 영국 작가로 1989년 부커상, 201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의 문호다. 1982년 원자폭탄 투하 직후 일본을 배경으로 한 '창백한 언덕 풍경'으로 데뷔했다. 5살 때 영국으로 건너갔기 때문에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다. 대표작으로는 '나를 보내지 마', '남아 있는 나날'이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없는데 그 이유로 영어를 꼽고 싶다.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영어로 된 작품을 읽어 심사하는 것으로 안다. 문학상 심사에서 영어 구사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해야 입만 아프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도 데보라 스미스라는 번역가를 만나 그들 나라의 정서에 맞는 언어로 의역됐다. 그리고 맨부커상을 거머쥐었다. ..
2020.10.08 -
영화 관객수 매출액 예매율 확인하기 KOBIS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상영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접속하면 국내에서 상영한 영화와 영화관의 거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 영화업 종사자뿐 아니라 영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는 곳이다. 연도별, 기간별로 영화 누적 관객수, 매출액, 예매율, 좌석 점유율, 스크린 점유율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 KOBIS www.kofic.or.kr/kofic/business/infm/introBoxOffice.do 박스오피스를 누르면 상영 중인 영화의 핵심정보만 간추려 볼 수 있다. 코로나 때문일까? 요즘 극장에 웃음이 사라진 지 오래다. 관객도 거의 없지만 재밌는 영화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고 어찌나 충격 받았는지. "다만 졸작에서 관객을 구하소서!" 영화 담보 제목을 클릭하면 ..
2020.10.07 -
이병률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 서평
이토록 아름다운 시인이었을 줄이야! 대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중령님이 산다. 중령님의 추천으로 어느 군부대에 온라인홍보 자문을 하러 갔다. 자문을 마치고 중령님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이병률 작가 이야기가 나왔다. 이병률 산문집 '끌림'을 읽고 있는데 별로 끌리지 않더라고 이야기했다. 중령님은 "40대가 되면 공감이 갈 거예요"라고 미소 지으며 말씀하셨다. 40대가 된 지금 다시 읽은 이병률의 글은 가슴으로 읽혔다. 어쩜 그리 좋은지. 난 이병률의 시가 어려운 어휘를 사용하지 않아서 좋다. 쓰이지도 않는 어휘를 나열한 채로 그럴싸해 보이려 작정한 시들이 얼마나 많은가.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언어를 활용해 절절한 시를 엮어낼 수 있는 자가 얼마나 되는가. 이 시대에 그런 시인이 있기는 한가? 폼 잡지 않..
2020.10.05 -
박준 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서평
마냥 아쉽다. 박준 시인에게 나쁜 감정은 없다. 시집 전체적으로 시인이 완전하게 자기 생각을 펼쳐놓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전라남도 해남 땅끝마을까지 도보여행하기로 계획했다고 치자. 고성에서 해남까지 10분의 6 혹은 7쯤에 해당하는 부산에서 멈추고 버스 타고 KTX 타고 서울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다리 아파서 그랬는지 의욕을 상실해서 그랬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의 시에서는 감정의 극단이 보이지 않는다. 혹자는 이를 '절제의 미'로 볼 수도 있지만 어딘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완전히 내보일 수 있는 것도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경계하는 움츠림이 보였다. 이 시집은 끄트머리에 있는 발문이 시 자체보다 좋았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미려한 분..
2020.10.04 -
연남동에서 색채심리학과 마주친 칸딘스키 전시 감상평
전시가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좋아하는 미술관은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았다. 전시를 매번 책이나 인터넷으로 감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네이버에서 유료 전시를 찾았다. 매 시간 다른 도슨트가 나와 약 1시간 반 동안 화가와 그의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는 구성의 전시가 보였다. 토요일 오전이면 어떠하리. 연남동에서 만난 칸딘스키는 '색'다르게 다가왔다. 러시아 태생의 칸딘스키는 몽골의 피가 섞여 있으며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다. 차를 공급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악기를 접하게 된다. 피아노와 첼로에 천재적인 소질을 보인 칸딘스키는 학업성적도 남달랐다. 한국의 서울대처럼 최고의 두뇌들이 수학하는 대학에서 공부했다. 경제학, 법학에서 두루 뛰어난 실력을 보였으며 20대의 젊은 나이에 대학교수직을 제..
2020.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