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서비스 제안 #1 지방 대중교통 개선 시급하다

2023. 1. 31. 07:05라이프/이것저것 리뷰

"시내에서 집까지 오는데 3시간이나 걸렸어. 어휴~"

 

서울에서는 버스, 지하철, 도보를 주로 이용하던 내가 승용차를 구입하게 된 이유다. 서울에 살 때만 하더라도 버스는 수시로 오고 지하철도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다녀 수도권을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었다. 시골에 오기 전까지 그게 얼마나 큰 혜택이었는지 몰랐다. 나는 어느 광역시 옆에 있는 군단위 시골에 살고 있다. 군(County)에는 교육, 쇼핑, 여가 등 문화시설이 부족해 멀어도 광역시로 가게 된다. 지하철은 당연히 없고 버스를 타야 하는데 집 앞에 오는 버스는 한시간 단위로 오고 30분 단위로 오는 버스를 타려면 정류장까지 약 30분을 걸어야 한다. 

 

한번은 광역시 시내(지방에서는 도심지가 몇개 없으므로 도심지를 시내라고 부름)에 가서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고 들어오는데 한번에 오는 버스가 끊겨서 오질 않더라.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40분 정도 기다렸다. 그러다 오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다른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한 후에 한번 갈아타고 왔다. 이렇게 총 3시간이 걸려 집에 도착했다.

 

버스 배차간격 늘리고 디지털 디스플레이 보급

지방에 일자리만 없는 게 아니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준도 최악이다. 수도권이나 광역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인구가 없으니까 그렇지 라고 뒤돌아서면 그만이지만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너무 불편하다. 군단위 시골로 놀러 갔다가 대중교통에 한 번 데이고 나면 시골에 살고 싶은 마음도 싹 가신다. 차가 있으면 그래도 살만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차가 없는 사람은 어쩌라는 걸까? 서울처럼 버스정류장에 버스 도착 시간이 표시되지도 않고 그냥 벤치 하나 있는 아날로그 정류장이 전부다. 지하철이 안 되면 버스 운행을 늘려 배차 간격을 줄이고 버스정류장을 개선해 버스 도착시간을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를 설치하면 어떨까?

 

변명 찾지 말고 해결책 찾기

"이용 고객이 적으니까", "지자체 예산이 부족하니까" 등 핑계거리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화를 막는 게 정부의 우선 과제라면 국가세를 들여 지방 대중교통부터 손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람이 이동하기 편해야 시장가서 장도 보고 영화도 보러 가고 할 것 아닌가?

 

버스 배차 늘리기 안 되면 대체재 구하기

시내버스의 경우 민간이 운영하고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버스회사는 민간기업인 만큼 자기 돈 들여 버스를 늘리기는 싫을 테고 정부가 보조금을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한 버스 배차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다. 버스가 안 되면 시(City) 미만 시골은 택시비를 정부가 일정 부분 지원해 택시 이용을 늘리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택시 요금의 일정부분을 정부나 지자체에서 부담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런 혜택을 악용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이용횟수/이용시간 제한도 고려해 볼 만하다.

 

수도권에 인구와 산업이 집중되는 이유는 수준 높은 공공재 덕분이기도 하다. 수도권 인구와 산업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싶다면 공공재를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근본원인을 손보지 않는 한 수도권 집중화 해결은 요원할 뿐이다.

 

사진은 예시로 글의 내용과 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