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왕산 나홀로 등산 후기

2020. 12. 20. 07:17라이프/소탈한 여행기

지난 주 일요일 인왕산에 다녀왔다. 날이 추웠지만 최근에 큰 일이 있었다. 머리가 복잡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버스에 올랐다. 창밖으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사직단에 내렸다. 오오. 광화문에서 직장 다닐 적에 종종 걷던 길이 몹시 반가웠다. 첫눈을 맞은 강아지처럼 설레는 마음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난이도 ★☆

경관

위치

 

사직단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틀면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나오고 조금 더 걸으면 광화문과 종로가 나온다. 갑분 아는 척? ㅋㅋ

 

 

네이버 지도를 보고 지하보도를 통해 건너편으로 걸어갔다. 인왕산정상 2.1km가 적힌 표지판이 어찌 그리 반가운지.

 

 

인왕산으로 걸어올라가는 길에 본 한옥식 주택인데 이건 저택이라고 해야겠다. 와, 이런 집은 정말 부럽다구.

 

 

인왕산 안내도가 나왔으나 여기서 잠깐 길을 잃을 뻔했다. 이럴 땐 등산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따라 걷는 게 좋다.

 

 

이름을 잘 지었구나. 인왕산 자락길 건강산책로. 종로구청이 열일했다.

 

 

아재들이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즐거워 보였다. 

 

 

이른 아침부터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한국인)은 대체로 부지런하다. 부지런하고 똑똑하며 비슷한 꿈을 목표로 미친듯이 일한다. 덕분에 우리는 잘 살게 되었고 동시에 불행해졌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걸어갔더니 인왕산으로 오르는 초입길이 나왔다.  

 

 

조금 걸어 올라가니 양쪽 갈래길이 나왔다. 왼쪽으로는 아래처럼 내리막길이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보였다. 야생멧돼지가 종종 출현하는지 길 옆으로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경치가 정말 좋았다. 이런 성곽길 걸어보고 싶었는데!

 

 

올라가다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보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햐- 날씨 좋을 때 오면 얼마나 예쁠까 싶더라.

 

 

정상에 거의 가까워졌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핫팩 안 가져갔으면 어쩔 뻔했어... 

 

 

오전에 눈이 내려서 바위가 몹시 미끄러웠다. 떨어지면 아.. 안 돼!

 

 

정상에 다다랐을 즈음 뒤돌아본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정상은 가족, 친구, 커플끼리 온 사람들의 체온으로 따뜻했다.

 

 

내려갈 때 헉헉 거리며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니 (그러면 안 되는데..) 몹시, 매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후훗, 난 이제 내려가는데.. 라는 기분이 들었다.

 

 

내려가는 길에 커플과 마주쳤다. 남자가 조금씩 먼저 내려가서 여자친구를 기다려주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커플 때문에 일부러 천천히 뒤따라 걸었다. 인왕산은 서울 도심에 있어 위치도 좋고 경관도 끝내줬다. 난이도도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딱 좋았다. 날이 풀리면 자주 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