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 추천 Team Foxcatcher

2020. 8. 10. 11:29라이프/이것저것 리뷰

미국 최대 화학 재벌 듀폰가의 상속자인 존 듀폰은 미국레스링협회를 후원했다. 자신의 레스링팀 폭스캐처를 만들고 선수들을 물질적으로 지원했다. 당시 경찰이 듀폰 소유의 사격장에 와서 사격훈련을 하기도 했고 그의 헬기나 무기 등을 빌려가기도 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이었다. 세간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었으나 내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외로웠다. 사교적이지 못했다. 유년기를 친구보다는 어머니와 보냈고 방 안에서 혼자 밥을 먹어야 했다. 정서적인 궁핍으로 인해 인간관계에서도 어려움을 느꼈다. 게다가 미국에서 손꼽는 부를 가진 듀폰가의 상속자였기 때문에 그의 주변에는 이득을 보려는 파리들이 가득했다. 레슬링팀을 후원하면서 그들과 친구로 지내기도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억만장자 재벌 존 듀폰과 데이브 슐츠

 

미국 레슬링 메달리스트인 데이브 슐츠와 제일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존 듀폰이 마약을 하면서 정신이 이상해졌고 무기를 소지하고 다니면서 둘의 사이는 점점 악화됐다. 존 듀폰은 총을 소지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집에서도 총을 들고 있었다고 한다. 존 듀폰은 결국 데이브 슐츠의 집으로 찾아가 데이브 슐츠를 총으로 살해하고 만다.

 

존 듀폰이 살인을 범하고 법정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한국 재벌이 그려졌다. 머리는 산발에 휠체어를 타고 마치 중환자처럼 보이는 모습을 보니 실소가 터져 나왔다. 재벌을 변호하는 한국인들 중 상당수가 미국에서 유래한 법을 공부하고, 미국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한국재벌을 변호하는 한국인 변호사도 미국을 따라하는 것 같다. 변호사가 재벌에게 코치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웃기면서도 슬펐다.

 

데이브는 존 듀폰과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진 인물이었다. 존 듀폰은 주변에 친구가 없었고 체격이 작고 운동에도 소질이 없었다.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은 하나같이 그를 베스트프렌드로 여겼다. 그만큼 공감능력이 뛰어났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냈다. 괴짜스러운 면도 가지고 있었지만 레슬링 실력만큼은 천재적이었다. 

 

나는 존 듀폰이 평소에 데이브를 좋아하면서도 질투했을 것으로 본다. 팀 폭스캐처 선수 중에서 자신과 가장 가깝고 많은 이야기를 했던 데이브 슐츠였기 때문에 그 질투심은 더욱 거대했을 것으로 보였다.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으로 인한 살인사건으로 본다면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이야기다.

 

작고한 데이브 슐츠의 딸이 인터뷰 할 때 "존 듀폰이 감옥에서 죽고 나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모두들 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좋아했다. 슬픈 일이다."라고 이야기 할 때는 먹먹했다. 살인은 물론 천벌을 받을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기구한(?) 삶이 애처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말은 더이상 힘이 없어 보인다. "인생사같은 영화가 나왔다"는 게 더 설득력 있다. 인생사란 영화보다 더 극적이기 때문이다.

 

https://www.netflix.com/title/80044093

 

팀 폭스캐처 | Netflix 공식 사이트

최초로 공개되는 홈 비디오가 포함된 이 영화는 존 E. 듀폰의 편집증적인 몰락 과정과 올림픽 레슬링 선수 데이브 슐츠의 살해 사건을 다룬다.

www.netfli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