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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Best of Best 블로그


티스토리 로고

'버렸나'라고 해야 할지 '버렸다'라고 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나는 다음(Daum)의 CEO나 임원이 아니기 때문에 티스토리를 버렸는지에 대한 확증이 없었고 결국 버렸'나'로 제목을 지었다. 필자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7년째 이용해오고 있다. 티스토리 블로그가 처음 생겼을 때만 하더라도 운영진들이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자사 블로그 이용자들과 소통을 시도한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요즘들어서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냥 놔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과 올해에 잠깐씩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해 본 적이 있다. 관리자화면에 들어가보니 티스토리에 비해 부족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전혀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발전해있었다. 네이버는 자사 블로그 운영자들에게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애드포스트도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는 엄밀히 따지면 UGC(User Generated Content) 기반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블로그 운영자가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기록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콘텐츠 생산자가 꾸준히 블로그 운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동기부여 차원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자사 블로그 운영자들이 다시 한번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네이버 포스트' 서비스를 개시했다.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최소 기준만 갖추면 누구나 네이버 포스트앱에 블로그의 글을 올려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도 스토리볼을 만들었으나 콘텐츠 생산자를 웹툰 작가 등의 '전문가집단'으로 한정했다. 여전히 블로거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없다.


티스토리는 어떨까. 6-7년 전의 실험(베타)버전과 비교했을 때 나아진 것이라곤 새롭게 변한 관리자 화면과 티에디션 외에는 이렇다 할 개선사항이 전무하다. 플러그인에 대한 업데이트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으며 스킨도 어쩌다 한번 연중행사 꼴로 업데이트 되고 있다. 티스토리 블로그 서비스 운영자들이 교체됐는지 예전의 사람냄새 나는 모습도 보이질 않는다. 티스토리 공지사항 글들을 읽어보면서 다시 한번 한숨을 지었다. 다음은 자사 블로그 서비스 이용자들을 방치하고 아무런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왜 다음은 티스토리를 버렸을까?


티스토리는 돈을 버는 서비스가 아니라서


다음은 벤쳐회사 TNC가 만든 블로그 서비스 티스토리를 야심차게 인수했다. 서비스 초반 '업로드 용량 무제한'을 내걸었고 많은 사람들이 티스토리로 몰려들었다. 그런데 티스토리 블로그에는 구글의 애드센스 광고만 넘쳐났고, 다음이 만든 수익 분배 프로그램 애드클릭스는 개편약속을 어긴 채로 종료했다. 게다가 TNC에서 파생된 TNM(태터앤미디어)에게 영향력 있는 자사 블로거들을 다수 빼았긴 채로 TNM만 돈을 버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트래픽 비용은 다음이 지불하고 돈은 TNM이 버는 꼴이 된 것이다.

다음의 임원진들에게 호되게 야단맞은 블로그 서비스 담당팀이 사내에서 비인기팀으로 전락한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사기를 잃은 팀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돈을 벌지 못하는 팀은 어느 조직에서나 찬밥 신세다. 네이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다음이기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티스토리 부활하려면 첫인상부터 바꿔야


티스토리는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가입할 수 있다. 티스토리 블로그 운영자에게는 주기적으로 초대장이 주어진다. 대부분의 티스토리 블로그 운영자들은 초대장을 배포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관리자화면에서 내가 초대한 사람의 블로그에 들어가 볼 수 있다. 10명 중의 9명은 블로그 개설만 해놓고 텅빈 화면을 남겨둔 채 더이상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네이버와 달리 아무 것도 없는, '어렵기만한 초기 화면'에 지레 겁을 먹고 티스토리를 떠나는 것이다. 초기 화면은 신규 가입자를 반갑게 맞아줘도 시원찮을 판에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티스토리는 블로그 운영자를 불러모아 간담회를 여는 등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왔다. 티스토리 블로그 운영자들이 직접 자신의 블로그에 티스토리에 관한 불만사항이나 개선점을 올려놓기도 했다. 티스토리 운영팀은 블로그 개설 후에 처음 만나는 초기 화면이 너무 어렵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 서비스를 개시한 지 7년이 넘은 지금도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지금 티스토리 운영팀에게는 개발자도 중요하지만 뛰어난 기획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티스토리 블로그가 기술적으로 불편한 것은 별로 없다. 그러나 초심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구성 등 블로그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고 익숙해 질 수 있는 인터페이스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보인다.

쉬운 것이 곧 편한 것이다. 한번 쉬운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일부러 불편한 것을 쳐다보지는 않을 것이다. 티스토리는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의 눈으로 자사의 서비스를 바라보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