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여행 귀엽고 아기자기한 홍등골목 지우펀

2014. 3. 10. 22:47라이프/소탈한 여행기


'일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최고의 작품'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네이버 평점 9.35,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 수상)에 등장하는 홍등거리는 대만 지우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드라마 온에어, 양조위 주연의 영화 비정성시의 촬영지로도 등장하며 지우펀은 대만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호텔이 있던 중샤오둔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으로 간 후 기차를 타고 루이팡(Ruifang)역으로 간 다음 다시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야했다. 사전 정보의 부족으로 땅콩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지우펀은 야경이 끝내준다는 풍문을 듣고 저녁 늦게 당도했건만 우리 일행을 반기는 것은 칠흑같은 어둠뿐이었다.



버스에 내려 조금만 올라가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장골목을 찾을 수 있다. 이 좁은 골목에 요리를 파는 식당, 기념품을 파는 상점, 술집들이 모여있다. 갑자기 저 멀리서 엄습하는 썪은 냄새의 정체는 역시 '취두부 냄새'였다. 어찌된게 취두부는 맡아도 맡아도 적응이 안되고 머리만 아파온다. 우리가 먹는 청국장 냄새를 외국인이 맡으면 이런 기분이 들까?

 

오징어 파는 아주머니. 오징어 말고도 신기한 게 많았는데 그 정체를 알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이 사진을 찍을 때도 취두부 냄새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좁디 좁은 골목길을 계단을 통해 오르내리며 주변 가게를 감상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아기자기한 소품샵부터 커피숍까지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하다.

 

기념품 뒤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홍등은 지우펀을 대표하는 볼거리다. 저기서 한잔하면 술보다 분위기에 금새 취할 것만 같았다.

 

안타깝게도,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서 얼른 지우펀을 탈출하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차도 한잔 하지 않은 채 약 1시간 정도를 구경하다가 숙소로 돌아와버렸다. 야경도 좋지만 낮에 와서 보면 좀 더 자세히, 골목골목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