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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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전생에 초식동물이었나 보다. 주변을 살피고 관찰하는 데 소질이 있다. 이런 행동은 초식동물의 특성 이라고 들었다. 어제는 친하다고 생각했던 선배와 절교했다. 차마 상처가 되더라도 사람이니까 "두 번까지는 그럴 수 있다"는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산다.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 형은 원래 말을 그렇게 막하는 사람이 아니, 었다. 최근에 본 그의 입은 독설과 아집을 퍼나르는 창구였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적어도 내게는. 나는 그 형이 그렇게 된 건 과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술이 거의 매일 그의 입으로 들어가서 뇌를 갉아먹은 것은 아닐까. 언제부터인가 소주를 멀리하게 됐다. 소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 대부분은 '말술이었던 사람도' 예외 없이 사십 오십 되면 신체적으로 이상이 온다 직장 선배가 풍이 온..
2020.09.19 -
백은선 시인에게 당부하는 글
안녕하신가요, 백은선 작가님.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백은선 산문 독자입니다. 저는 작가님의 시를 아직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가능세계라는 시집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어요. 며칠 전에 영풍문고에서 한 권 사려고 했는데 재고가 없어서 헛걸음 했어요. 주간 문학동네에서 작가님이 쓴 '연재를 시작하며'를 읽고 그냥, 좋았습니다. 가슴 한켠이 시려오기도 하고, (작가님은 싫어하겠지만) 나랑 비슷한 색을 가진 사람이구나 하며 일종의 동질감과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오늘 를 읽고 글을 씁니다. 먼저 감사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작가님 덕에 한강 작가를 다시 보게 됐거든요. 산문을 쓰는 외국 작가도 덕분에 소개받아 몹시 기뻤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산문 마지막 즈음에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너무 싫다고 생각되면 꼭..
2020.09.18 -
비포선라이즈 영어대본으로 공부하기
어제 비포선라이즈를 보고 이틀째 비포선라이즈앓이 중이다. 이토록 예쁘고 사랑스럽고 감동적인 영화를 왜 이제야 봤는지 후회했다. 옛사랑의 추억도 온종일 떠올라 그녀가 보고 싶어졌다. 그녀를 만나기 전에 이 영화를 봤었더라면 더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그리움은 쌓였고 얼어붙은 가슴은 녹아내렸다. 영어대본으로 영어를 공부한다는 소리를 듣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방대한 양을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비포선라이즈 대본 구성은 기존의 영화대본과 다르다. 주요 씬(Scene)별로 주요장면과 함께 나눠져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레코드샵에서 남주와 여주가 서로를 흘끗 쳐다보는 씬이다. 대본에서 Scene6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이 씬..
2020.09.15 -
문장수집 7 김승옥 <무진기행>
사람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책이 있다. 김승옥의 도 그러하다. 민음사에서 나온 무진기행을 세번이나 샀다. 한권은 빌려줬다가 못 받았고 한권은 실종됐다. 필사하려고 다시 한권을 샀다. 끈질긴 인연이다. 연필로 필사하는 일이 괴로워서 몇페이지 배껴쓰다 책장에 꽂아뒀다. '문장수집'에 소개할 목적으로 다시 을 꺼내본다. 소설 은 세페이지를 넘기면 나오는 '작가의 말'만 읽어도 책값 9천원을 뽑는다. 여태까지 읽어본 작가의 말 중에 가장 멋스러운 글이기 때문이다. 소설이란 추체험의 기록, 있을 수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도식, 구제받지 못한 상태에 대한 연민, 모순에 대한 예민한 반응, 혼란한 삶의 모습 그 자체. 나는 판단하지도 분노하지도 않겠다. 그것은 하나님이 하실 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의미 없..
2020.09.15 -
문장수집 6 루피 카우르 시집 <밀크 앤 허니>
찰스 부코스키 덕분이었다. 그동안 읽었던 영시는 어찌 그리 재미가 없는지. 읽는 게 고역이었다. 찰스 부코스키의 시는 달랐다. 그는, 어디선가 본 노숙자 같기도 하고 철학자 같기도 했다. 야한 농담도 하고 그렇게 솔직할 수가 없다. 그의 시를 필사한 적도 있었다. 찰스 부코스키 덕에 다른 시인도 찾아보게 됐다. 찰스 부코스키 다음은 전쟁시(나중에 소개하겠음)였고 전쟁시 다음이 루피 카우르의 시였다. 남녀가 성으로 갈린 이 시국에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까끌까끌한 면이 있다. 페미니스트 자체에 대하여 거부감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여성성을 강조하는, 남성을 거부하는 일부 여성은 결코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스트의 어떤 주장은 동조할 수밖에 없다. 남자인..
2020.09.14 -
manner
she is an American English teacher her hair loss has been severe since childhood according to her mouth she wears a bandana on her head i went to a bar a little far from Konkuk University Station with her darn, it's self service-bar here i hate self-service though she said with an awkward smile she's teaching young children in Gangnam she wants to learn Korean she met a Korean man on Tinder as s..
202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