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살인사건 사악한 마녀 캐롤린 맥캘럽

2020. 9. 1. 11:47라이프/흥미로운 사건

1985년 9월 22일 미국 휴스턴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건설회사 현장감독으로 일하던 건장한 중년 남성 로이 맥캘럽(Roy McCaleb)이 침실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강도사건으로 보였다. 그런데 43세의 캐롤린 맥캘럽(Carolyn McCaleb)을 인터뷰한 직후 경찰은 단순 강도사건이 아니라 살인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경찰은 아내를 불러 조사했다. 피해자의 아내는 사고가 일어나기 10일 전에 칼을 든 맨발의 남성에게 차량탈취와 강간을 당했다고 했다. 강간범이 주소를 어떻게 알아내서 자신의 집으로 다시 찾아왔고 남편을 총을 쏘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남편 로이가 살해된 저녁 아내 캐롤린은 자신이 범인에게 강간과 고문을 당했다고 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베개 밑에 있는 권총을 빼앗아 남편 로이의 방으로 건너가 남편의 머리에 총을 쐈다고 했다. 당시 방 안은 어두웠다. 다시 캐롤린을 찾아간 범인이 총을 떨어뜨리고 가서 범인을 향해 총을 두 방 쐈다고 이야기했다. 초등학생이 들어도 엉성하기 짝이 없는 진술이었다.

 

경찰은 아내 캐롤린에게 물었다. 10일 전에 강간과 차량탈취를 당했는데 왜 신고하지 않은 거죠? 캐롤린은 병환으로 누워있는 남편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둘러댔다. 강간 피해자의 대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상했다. 강간은 민감한 사안이었으므로 사건의 진척을 위해 경찰은 차량탈취 사건에 대해 조사했다. 캐롤린은 첫번째 진술에서 범인이 백인이었다고 이야기했다가 나중에는 가해자가 흑인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캐롤린 맥캘럽과 변호사

 

사건 당일 캐롤린의 집에는 캐롤린 부부만 있는 게 아니었다. 캐롤린이 전 남편과 낳은 아들과 아들의 여자친구가 다른 방에 있었다. 둘다 사건 당시 깨어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그들 모두 침입자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직후 샤워를 한 점도 수상했다. 살인자의 정체를 알 수 있는 DNA가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몸을 씻은 것이다. 경찰의 요청으로 병원에 정밀진단을 받으러 간 그녀는 정밀검사 직전 자리를 떠났다. 게다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도 불응했다.

 

휴스턴 시민들은 캐롤린을 범인이라고 생각했으나 정황 증거 외에는 물적 증거가 없었다.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뒤늦게 밝혀진 캐롤린의 과거

세월은 흘러 10년이 넘도록 사건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은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해결하겠다는 마음으로 수사를 이어갔다. 캐롤린을 조사한 검사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로이와 결혼했을 당시 전 남편과 법적으로 결혼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로이는 캐롤린의 8번째 남편이었다. 중혼죄에 해당하는 범죄였지만 살인죄 수사가 훨씬 중대하기에 섣불리 체포하지 못했다. 캐롤린과 로이는 결혼한지 1년 반 밖에 되지 않았다. 남편 로이의 재산과 보험의 단독 수혜자가 아내 캐롤린이었다. 이렇게나 많은 정황증거들이 있는데 왜 경찰과 검찰은 손을 놓고 있었을까?

 

영화를 방불케하는 캐롤린의 치밀함

아내 캐롤린은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영화에서 나올 법한 작전을 세웠다. 두 아들을 휴스턴 경찰이 되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도 시민경찰로 같은 부서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자기 식구를 조사할 경찰은 거의 없다. 그런데 검사가 캐롤린을 살인죄로 기소했다. 재판에서 뜨거운 공방이 시작됐다.

 

캐롤린의 변호사는 사건이 일어나고 오랜 시간이 흘렀다고 했다. 뚜렷한 과학수사 증거물도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판사 케빈 파인은 변호사의 주장대로 소를 기각했다. 검사는 이미 충분한 정황증거들이 있다며 재판 결과에 대해 항소했다. 텍사스 상고법원이 이를 받아들였고 사건을 다시 재판장에 올렸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캐롤린의 사법거래가 시작됐다.

 

2013년 캐롤린의 변호사는 캐롤린에게 사법거래를 제안했고 마침내 그녀는 유죄를 인정했다. 남편을 죽인 게 자신이라는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2013년 당시 그녀의 나이는 71세였으며 치매를 앓았다. 유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그녀는 6개월의 실형과 10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사망한 남편 로이의 딸과 유가족은 28년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