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한달살기 스물넷째날

2020. 2. 7. 09:11라이프/한달살기

아니! 방콕까지 가서 또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닐 필요 있나요? 라고 지인이 묻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으면 100% 휴식과 충전이 된다고 생각하는 순진한 사람들이 있다. 아니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있어도 뇌는 공회전 한다. 즉, 정말로 쉬고 싶다면 뭐라도 재밌는 걸 하거나 가볍게 머리를 쓸 생각을 하는 게 좋다. 오히려 바지런하게 몸을 움직여 운동을 하거나 샤워를 했을 때 머리가 상쾌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도 매일 새로운 곳을 보고 느끼는 중이다.

 

방콕 한달살기에서 가장 바쁘게 지낸 하루

평소처럼 오전부터 움직일 계획이었으나 너무 피곤했다. 그래서 오전까지 쉬고 오후에 움직였다. 늘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국립박물관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가 어려워 그랩을 이용했다. 역시 돈이 좋긴 좋더라. 어쩜 그리 편한지. 국립박물관에 내려 200바트를 내고 입장했다. 생각했던 대로 굉장했다. 볼거리도 많고 중간중간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벤치와 선풍기가 켜져 있었다. 중국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서양인들이 대부분이었다. 불상, 전쟁에서 사용한 무기, 참전했던 코끼리, 무기, 의복 등이 전시되어 있다. 카오산로드 근처에 있기 때문에 더위를 피해 여기서 2시간 정도 머무르는 걸 추천한다.

 

태국 국립박물관

 

탐마삿대학교 촬영하다 경비한테 저지당해

대학 캠퍼스의 풍경을 영상으로 남기고 있다. 지난 여행에서 방콕대학교는 다녀왔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는 명문대 위주로 돌아다녔다. 쭐라롱껀, 까셋삿 대학교를 순조롭게 촬영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카오산에 있는 탐마삿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경비에 의해 저지당했다. 아오! 깜짝 놀란 건 태국 여대생들 중에 미모의 여대생이 많다는 것! 교복을 입어서 그런지, 아니면 좀 사는 집안의 아이들이라 그런지 얼굴도 하얗고 예쁜 경우가 많았다. 안녕하세요! 라며 지나가던 학생도 있었다는 거. "니하오!"라고 안 해서 다행이지 모야. 한국으로 치면 연극영화과(드라마 어쩌구 학과라고 쓰여 있었음)에 당도했을 때 입구를 지키고 있던 어느 여성과 약 10초간 눈이 마주쳤다. 전기가 찌르르 흐르는 느낌이 들었지만 촬영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말을 못 걸었다. 내 스타일이었는데 남친 있겠지? ㅋㅋ 내 눈에 예쁘면 늘 남친이 있더라. 어찌됐든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이었다. 역시 사람은 연애를 하면서 살아야 하는 건가?

 

방콕 시립도서관의 풍경, 카페 아님

 

방콕 시립도서관 방문 솔직 소감

카오산 근처에 관광명소들이 모여 있었다. 시립도서관도 그 중에 하나였다. 외관도 외관이지만 내부 인테리어가 카페 수준으로 예쁘게 단장되어 있었다. 한쪽은 공사중이라서 날을 잘못잡은 건지 싶어 공사 인부에게 구글 번역기를 돌려 태국어로 물어보니 저쪽으로 가란다. 조금 걸어가보니 정상 운영하고 있었다는 거! 젊은 인부들도 웃더라구? 도서관에 잠깐 앉아 있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본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의 구조와 유사한데 좀 더 앤틱한 느낌이 가미됐다고 보면 된다. 3층에는 국왕 기념관처럼 꾸며 놓았더라. 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결국 그 안을 들여다보면 제국주의 국가라는 생각이 든다. 집안, 식당 등 어딜가든지 국왕 사진을 걸어둔 걸 보면 거의 북한과 맞먹는 수준 같다. 국왕이 권력은 거의 없고 상징성이 강하다는 게 북한과의 차이점이라고 하겠지.

 

나이찻 고기국수집

 

나이찻 고기국수 먹고 실망

태국 커뮤니티에서 나이찻, 나이찻 노래를 부르길래 과연 얼마나 맛있을지 직접 가보았다. 결론은? 별로! 한약재를 넣은 듯한 특이한 국물맛이 일단 마음에 안 들었다. 맛이 없는 건 아니었다. 다만 찾아와서 먹을만큼의 식당은 아니었다. 방콕 최고의 국수는 프롬퐁 지역에 있는 룽르엉고기국수집이었다. 몇번이고 다시 갈 정도로 한국인 입맛에 꼭 맞는 집이다. 블로그 리뷰를 훑어보면 그렇게 생각하는 게 나뿐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나이찻은 직접 찾아가서 먹을 정도는 아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