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혼부부 연극배우 최성희 실종사건

2019. 12. 14. 10:26사건 X파일/한국사건

2016년 5월 27일 연극배우 최성희는 밤 11시 31분 과자와 라면을 손에 들고 집에 가기 위해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다. 신혼집은 15층이었고 복도를 지나 집에 도착했다. 남편 전민근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후배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남편은 새벽 3시 45분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엘리베이터 CCTV에서 각자 집에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된 이후 두 부부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 부부

나흘 뒤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어 최성희씨의 시아버지는 실종신고를 했고 소방대원들이 출동했다. 집안으로 들어간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설거지도 하지 않은 그릇들이 싱크대에 올려져 있었고 강아지똥들이 바닥에 뒹굴거렸다. 갑자기 여행을 떠났다고 볼 수 없는 증거였다. 강아지를 자식처럼 생각했던 최성희가 개를 두고 갑자기 떠났다는 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집밖으로 나갔다는 걸 의미한다. 그게 아니라면 금방 들어올 수 있다는 남편의 회유에 밖으로 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집 안에서는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다툼의 흔적도 없었다. 평소 부부가 타고 다니던 승용차도 주차장에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전민근과 최성희

 

수상한 부부의 휴대전화 위치와 CCTV

경찰은 최성희와 전민근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했다. 두 사람의 전화는 다른 시간, 다른 지역에서 발견됐다. 전민근의 휴대전화는 부산 기장읍 교리에서 신호가 잡혔으며 최성희의 휴대전화는 서울시 강동구에서 신호가 잡혔다. 부부는 아파트를 나와 어디로 향한 것일까?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을 뒤졌으나 이 둘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는 8대, 아파트 외부에는 13대의 CCTV가 있었으니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누군가에 의해 납치되었거나 남편의 주도하에 아파트 밖으로 나갔을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단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

아파트 비상계단을 이용해 내려가 아파트 오른쪽으로 돌아서 나가면 사각지대가 나온다. 이렇게 하면 CCTV에 찍히지 않고 나갈 수 있다. 부부는 여권, 지갑, 노트북을 챙겨 나갔다. 전민근은 함께 사업을 하던 동업자에게 하루만 문을 닫자는 문자를 보냈다. 최성희는 몸이 좋지 않아서 연습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문자를 보냈다. 다음날 전민근은 동업자에게 당분간 일을 못하게 됐다며 가게 운영비 전부를 이체했다. 무슨 사건이 있는데 해결이 돼야 된다고 이야기 했다. 최성희는 연극 선배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그 내용이 이상했다. 최성희가 평소에 쓰는 말투가 아니었던 것이다. ~요로 끝나는 문장들이 전부 ~습니다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선배는 바로 전화를 걸었고 최성희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남편의 연락처를 알아내 문자를 보냈는데 남편 전민근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내(최성희)가 약먹는 건 아시죠? 약을 먹어서 도저히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했다.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남편 전민근의 전 여친 장씨의 등장

전민근의 동업자는 평소 전민근이 휴대전화 2개를 들고 다녔다고 했다. 한개는 항상 지니고 있었고 다른 한개는 뒷방에 보관했다고 한다. 동업자는 충전기에 꽂혀있는 휴대전화가 전여친 장씨와만 연락하는 휴대전화였다고 했다. 지인의 말에 따르면 장씨는 전민근씨의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이라고 한다. 윤씨는 전민근과 헤어진 뒤 다른 남자와 결혼했지만 한달만에 이혼했다. 장씨의 전남편은 자신이 헤어진 이유가 전민근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장씨의 전남편은 윤씨가 전민근씨를 만나고 있었다고 의심했다. 장씨는 전민근씨를 만난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으며 전민근과 서울도 같이 갔다고 털어놨다. 즉 전민근과 장씨는 내연관계에 있었던 것이다. 장씨는 다른 남자와 재혼했고 해외(노르웨이)로 떠났다.

 

전민근, 연극배우 최성희와 결혼

장씨와 헤어져 힘들어하던 전민근은 연극배우 최성희와 결혼했다. 장씨는 전민근의 결혼 뒤에도 계속해서 전민근에게 집착했다. "우리는 헤어질 수 없다. 전민근은 결혼하면 안 된다. 내 인생이 이렇게 된 것도 전민근 때문이다"는 식으로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며 괴롭혔다. 전민근 친구의 말에 따르면 장씨는 "딸을 잃고난 후 냉동보존을 시키고 자기의 남은 인생을 딸을 살리는데 보낼거다"는 식으로 이상한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전민근의 지인이었던 한 여성은 10년 전에도 전민근씨가 1년동안 잠적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번 실종사건도 장씨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장씨는 결혼 두달 전부터 최성희에게 협박전화를 걸어 괴롭혔다. 장씨는 최성희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너네가 결혼하는 거 절대 용납할 수 없고 너희가 결혼하면 다 엎어버릴 거고 가만 놔두지 않겠다"고 했다. 최성희는 실종되기 전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장씨가 협박한 내용을 말했다고 하니 심적인 고통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장씨의 입국과 실종사건의 개연성

장씨는 최성희 부부가 실종되기 열흘 전에 한국에 혼자 입국했다. 2015년 숨진 딸을 애도하기 위해 입국했다는 그녀의 말은 사실일까? 장씨는 입국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게다가 잠은 찜질방 모텔 등에서 해결했다. 밥을 먹거나 물건을 살 때는 모두 현금으로 결제했다. 교통수단으로는 버스만 이용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였다. 보통 범죄자들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쓰는 수법이다. 최성희, 전민근 부부가 실종된 후에는 갑자기 일정을 앞당겨 출국했다.

 

그것이알고싶다 취재진의 노르웨이 방문

SBS 그것이알고싶다 취재팀은 장씨가 살고있는 노르웨이로 출국했다. 장씨가 이사를 해 만날 수 없었던 취재팀은 남편에게 연락했으나 남편은 통화를 거부했다. 장씨 오빠와 연락이 닿았으나 장씨 오빠는 오히려 전민근을 나무랐다. "전민근에게 가끔씩 전화가 와서 안 만나주면 죽이겠다고 했다. 동생이 부산 원룸에 살 때는 전민근이 동생의 집으로 찾아와서 목을 졸랐다"며 자신의 여동생을 두둔했다. 

 

인터폴 공조수사로 노르웨이에서 체포된 용의자

경찰은 인터폴과의 공조주사로 장씨를 용의자로 체포하는데 성공했다. (두려웠는지) 장씨는 한국송환을 거부했고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을 신청했다. 이로써 장씨를 한국으로 데려올 수는 없게 됐다. 현지 법원에서 진행되는 재판이 끝나 송환이 이뤄지기 까지 보통 3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미제사건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과연 최성희와 전민근은 어디에 있는걸까? 장씨는 이 둘을 어떻게 한 걸까?

 

사라진 신혼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