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매니저 배병수 청부살인사건의 전말

2019. 11. 17. 12:52사건사고/유명인사건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부기와 회계를 가르치던 유명 학원강사였던 배병수는 본인의 학원을 차려 학원가의 재벌로 성공한다. 1980년대 후반 군동기였던 가수 김학래와 만나며 연예계에서 사업가능성을 보고 가수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훤칠한 외모, 사업수완, 말빨, 추진력을 모두 갖춘 발군의 사업능력을 가진 사내였다.

 

고 최진실

최진실과의 인연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

1998년 최진실은 KBS 탤런트 공채시험에서 떨어진 후 이듬해 MBC 조선왕조 오백년 - 한중록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여기서 방황하던 최진실의 스타성을 보고 말빨로 도와주겠다며 먼저 접근했던 이가 바로 배병수 매니저였다.

배씨는 영화 남부군의 흥행을 예상하고 정지영 감독에게 찾아가 배역을 따냈다. 그리고 당시에 살았다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삼성전자 CF에 최진실을 출연시켰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대사는 최진실의 목소리연기가 적합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여 지금은 고인이 된 어느 성우의 목소리를 빌렸다고 한다.

 

고 배병수

불도저같은 성격과 추진력

배병수 매니저는 평소 몸으로 움직이며 직접 사람을 만나 집요하게 설득하고 일을 따낼 정도로 추진력이 강했다. 밤이든 새벽이든 방송국과 촬영지를 누비며 담당자를 찾아 덤비는 성격으로 불도저와 같았다고 한다. 배역을 따내는 일도 잘했지만 배우의 출연료를 거액으로 요구해 정착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90년대 연예계 최고 스타제조기의 몰락

배병수는 최진실, 엄청화, 최민수, 허준호, 독고영재를 스타덤에 오르게 한 연예인 매니저이자 사업가였다. 지금으로치자면 SM엔터테인먼트 같은 기획사 일을 혼자서 추진한 것이다. 

배씨는 일단 본인이 마음먹은 일은 무조건 진행되야 한다는 독선적인 마인드도 강했다. 영화 숲속의방에 최진실을 출연시키려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최진실과 갈등을 겪게 된다. 맘에 들지 않는 배역 때문에 최진실은 스트레스성 위경련에 걸려 힘들어했다는 후문이다. 

배병수는 정관계 인사들과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막강한 인맥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최진실은 더럽지만 배병수와의 계약을 해지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배씨는 매니저수당을 너무 높게 책정해 연예인들로부터 원성을 자아냈다. 자신에게 반발하는 연예인은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등으로 회유했다. 최진실은 배병수의 독선을 참지 못해 계약을 해지했고 소속 연예인들이 각자 독립을 발표하자 배병수 사단은 몰락해버리고 말았다.

엄정화

로드매니저 전용철과의 인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군입대를 한 후 전역한 전용철은 어느 방송사 예능프로그램 공개녹화장에서 배병수를 만나 현장 잡일을 도왔다. 왜소하고 곱상한 얼굴을 가진 전용철이 여자연예인 로드매니저로 적합하겠다고 판단한 배씨는 최진실의 로드매니저로 전씨를 채용한다. 

전용철은 손버릇이 좋지 않았다. 배씨가 운영하던 기획사 사무실에서 금품이 없어지는 일이 많아졌다. 이 때문에 배병수는 전씨를 야단치는 일도 덩달아 잦아졌다.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전씨를 질책하고 1994년 1월 결국 전씨를 해고한다. 

전씨는 천만원이 넘는 카드빚을 지게 됐고 서울 청량리의 성인오락실(나이트라는 이야기도 있음)에서 전과5범인 김영민을 알게 돼 그에게 제안한다. 전씨 본인이 스타매니저 배병수가 돈이 많으며 집안내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함께 절도를 하자고 했다.

스타매니저 배병수의 죽음

전씨와 김씨는 1994년 12월 겨울밤 에스페로 승용차를 빌려타고 배병수의 집으로 향한다. 배씨 집초인종을 눌러도 응답이 없자 몰래 배씨의 집으로 들어가 숨어있다가 약 30분 뒤 귀가한 배병수의 머리를 각목으로 때려 기절시켰다. 전씨와 김씨는 배씨를 안방으로 끌고가 결박하고 깨운 뒤에 흉기로 위협했다. 예금통장과 카드의 위치, 비밀번호를 물었다. 배씨가 답변을 거부하자 무자비한 폭행이 이어졌다. 결국 모두 알려줬지만 살려두었다가는 후환이 두렵다는 이유로 전씨와 김씨는 배병수를 목졸라 살해했다.

안경을 쓴 전용철씨과 전과5범 김영민씨

배씨 가족신고로 붙잡힌 용의자들

배병수 매니저의 시신을 과거 드라마 촬영지에 유기하고 범행차량을 외진 곳에 버린 전씨와 김씨는 새로 구입한 고급차 브로엄을 이용해 배씨의 돈을 인출했다. 거액을 거머쥔 기쁨과 죄책감,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단란주점을 찾았다.

배병수가 실종됐다고 생각한 가족은 1994년 12월 20일 경찰에 실종신로를 했다. 평소 스트레스를 받으면 국내 여행지로 잠적을 해버렸기 때문에 가족은 이번에도 여행을 갔다고 생각해 신고가 늦어졌다.

배병수에 집을 찾은 경찰은 격투의 흔적과 안방에서 혈흔을 발견했다. 12월 12일부터 며칠간 배씨의 계좌에서 3,820만원이 인출된 것을 확인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그 특이한 인출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은행직원이 범인의 인상착의를 알려줬다. 20대의 외소하고 곱상한 남자였다고 했다. 경찰은 배병수 밑에서 일하다 해고당한 전용철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탐문수사에 착수했다. 12월 11일 전씨가 고급승용차인 브로엄을 구입하고 지인에게서 낡은 에스페로 승용차를 빌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2월 23일 오후 충북 음성군 고속도로에서 잠복중이던 경찰관은 전용철이 타고 있던 브로엄을 발견하고 검문을 하려 다가갔다. 전용철은 경찰관을 제치고 차량을 돌려 도주했으며 경찰과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브로엄에는 전용철, 김영민, 술집여성 2명이 타고 있었으며 강원도 모 스키장으로 놀러가고 있었다. 경찰의 끈질긴 추격 끝에 충북 진천의 한 아파트 주차창에서 차량이 발견됐지만 용의자들은 도주하고 없었다.

당일 오후 전용철은 경찰에 전화해 자수했다. 술집여성들은 친척집에 숨어있다가 경찰의 급습으로 체포됐다. 김영민은 다음날 서울 서초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다. 전씨와 김씨는 배병수를 살해한 뒤 암매장했다고 자백했다. 두 사람은 각각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전씨는 강원도 원주교도소, 김씨는 부산교도소로 수감된다.

 

고 최진실

2015년 10월 가석방된 전씨의 증언

전씨는 살인을 사주한 사람이 있다고 배후를 지목했다. 한명구 감독에게 "사주를 한 사람에 대한 원망이 깊지만 사회에 있을 때 같이한 연민의 정 때문에 출간 여부에 대한 강등을 겪고 있다"고 얘기했다. 한명구 감독은 "배병수 살인의 진실을 전씨로부터 들었는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살인을 사주한 자는 20년동안 전씨를 한번도 면회하지 않았으며 지금은 오히려 전씨가 사주자를 더 동정하고 있다"고 했다.

연예인과의 섹X 비디오 때문에 벌어진 참극

전씨는 사주자가 배씨를 죽이라며 의뢰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배씨를 살해하기 전에 뺏은 비디오테이프와 서류들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경찰이 전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전씨 주머니에서 특정인의 신용카드를 발견했으며 이 과정에서 긴용카드 주인과 전씨 대질심문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씨와 일요신문과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

Q) 사건이 벌어졌던 94년 12월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A) 그 사람을 위해서 했다. 그 사람이 차 안에서 여자문제와 이중계약 문제 등을 거론하며 "배병수를 죽여주면 평생 은인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산소같은 여자 배우 이모씨와의 루머 

배병수는 산소같은 여자로 알려진 여배우와 사실혼 관계에 있을 정도로 여자관계가 복잡했다고 한다. 또한 유명 연예인 최씨와 엄씨와 함께 성관계를 하며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가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전씨 청부살인 뒤에 숨은 진짜 범인의 정체

전씨의 말이 맞다면 과연 그에게 살인을 청부했던 사람을 누구일까? 여자문제와 이중계약문제라면 그의 소속사에 있던 여자 연예인을 가능성이 크다. 아니라면 해당 여자연예인의 지인일 가능성도 있다. 이대로 넘어가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은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