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과로로 죽을 뻔 한 날을 기념하며

2018. 8. 31. 06:39라이프/잡문집

미친듯이 바쁜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저는 전략기획실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지만 '마케팅/영업/웹사이트관리/언론홍보'를 병행하고 있거든요. 사내 커뮤니케이션, 대행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면 반나절은 지나버리기 일수입니다. 회사에서 가장 급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적재적소를 찾아 회사의 가려운 부분을 긁는 일도 제 몫입니다. 어제는 급한 부분을 처리하기 위해 연락했던 기관에서 연락을 받았고 너무 기쁜 나머지 박수가 절로 나오더군요. 


2018년 8월 30일은 제게 기념비적인 날입니다. 일을 하다가 생명의 위협을 느낀 첫 날이었거든요. 이러다 과로사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부 미팅을 다녀와 사장님께 보고하고 팀장과 회의를 마친 후 6시가 됐을 무렵에는 정신이 셧다운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머리의 전원이 자동으로 꺼진 느낌이 들었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더군요. 


시간이 지나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 어제의 업무, 하루 일과를 정리합니다.


■ 2018년 8월 30일


1. 출근 - 회의(과장/대리) 업무 지시, 아이디어 공유

2. 제휴처 발굴 및 커뮤니케이션(메일, 전화, 문자)

3. 제휴 스타트업 커뮤니케이션(메일, 전화)

4. 광고대행사 커뮤니케이션(카톡, 전화)

5. 업무 진행상황(발전 사항) 출력, 관리자 및 임원 공유

6. 웹사이트 개편을 위한 서비스 결제

7. 부사장님 지시사항 검토 및 일부 보고

8. 제휴 소셜커머스 디자인 자료 전달

9. 전직장 선배님 미팅 및 도움요청

10. 사장님 보고 및 사업 관련 제언

11. 회의 - 팀장과 업무 진행상황 공유

12. 퇴근


유난히 전화가 많이 온 날이기도 합니다. 인간관계가 심플한 제 전화기는 평소 스팸 전화, 가족, 여자친구로부터의 전화 외에는 거의 울리지 않는 편인데요. 어제는 하루 종일 전화가 울리는 통에 쉴 틈이 없었습니다. 퇴근이 6시 반인데 6시가 되고 나서 눈이 저절로 감기더군요. 사장님도 제가 피곤해보였는지 얼른 가라고 하셨습니다.


퇴근하고 걸어오는데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 겁니다. 여자친구랑 통화하다보니 맛있는 게 먹고 싶어져서 시장으로 갔어요. 자주 찾는 횟집에 가서 회를 떠와서 소주 두병을 마시고 잤습니다. 평소 혼술을 할 때는 반병만 마시는데 어제는 어찌 그리 술술 넘어가던지.. 여자친구는 일을 쉬엄쉬엄 하라고 하는데 어디 습관이란게 쉽게 고쳐지겠습니까.


이렇게 6개월, 1년, 2년 지나고 보면 의미있는 결실이 저를 찾아주겠지요?


부디, 지금의 열정과 내가 잡고 있는 브랜드를 좋아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