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m 카페 콘텐츠 마케팅 사례 환여횟집

2015. 7. 6. 07:58인터넷/유용한 앱과 웹

MMA(이종격투기) 팬들에게 국내 최대 MMA 커뮤니티가 어디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Daum 이종격투기 카페'라고 답할 것이다. 100만여 명에 달하는 회원수를 자랑하는 이종격투기 카페는 정회원 등업이 사법고시 합격보다 어렵다고 소문이 났을 정도로 정회원의 프라이드(?)가 굉장한 곳이다. 정회원을 신청하고 1년이 지나도 등업이 안 되자 카페 운영자 납북설, 사망설 등이 돌며 카페는 더욱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학시절부터 10년 넘게 꾸준히 눈팅을 하고 있는 이종격투기 카페는 남초 카페(남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카페)로도 유명하며 게시판 중에서는 '엽기사진실'이 가장 인기다. 


이종격투기 카페 바로가기 http://cafe.daum.net/ssaumjil


먹방계의 거성 배우 하정우

홍보하려 하지 말고 침샘을 자극하라


어느날 이종격투기 카페에 횟집실장 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거성(巨星)이 나타났다. 횟감을 손질하는 사진, 젓가락으로 횟감 몇점을 집어올린 사진, 상추에 회를 올려 찍은 사진은 모니터로만 봐도 침을 흘리게 만들었다. 광어부터 돔, 참치, 방어, 낙지, 복어 등 다양한 어종의 먹방 사진 뿐만 아니라 컵라면에 전복이나 다른 해산물을 넣어 먹는 사진도 올라왔다. 보정을 거치지 않은 아마추어의 사진이었지만 나름대로의 소박한 분위기가 일품이었다. 담배와 라이터 사진, 그리고 술을 따라마시는 글라스도 함께 인증했다. 금수저나 바닷가 부근 거주자가 아니고서야 회는 먹고 싶어도 자주 먹기 힘든 고가의 음식이다. 횟집실장의 사진은 회원들의 눈과 침샘을 자극하는 맛있는 반찬이었다.


이종격투기 카페에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회 사진을 추종하는 팬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눈을 테러한다며, 금수저 인증사진이냐며 시기와 질투의 댓글을 달던 몇몇 회원들도 횟집실장의 팬이 됐다. 보통 열 장이 넘는 사진이 담긴 게시글에 가게 홍보글도 없고 자신의 신분조차 일절 노출하지 않는 횟집실장은 그야말로 미스테리한 인물이었다. 결국 회원들이 앞장서서 횟집실장에게 직접 신분을 물어보기도 하고 뒷조사(?)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수십만 회원에 의해 결국 그가 경상도 포항에 있는 환여횟집이라는 음식점의 오너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횟집실장 팬들은 하나둘 환여횟집을 찾아가 인증글을 카페에 올리기도 하고 평소에 포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환여횟집에 대한 나름의 평가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종격투기 카페에서 환여횟집을 검색하면 수십개에 달하는 회원들의 자진후기글을 볼 수 있다.


먹방 콘텐츠 마케팅의 선구자, 횟집실장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와 자취를 했다. 20년 넘게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다가 혼자서 밥을 먹으려고 했더니 밥맛도 없고 요리하기도 귀찮아 라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는 일이 잦았다.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밥을 해먹기 시작했다. 나름 반찬을 만들어봐도 혼자 먹는 밥은 맛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종격투기 카페에 들러 횟집실장의 글을 보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횟집실장의 사진을 보면 신기하게 입맛이 돌았다. 


요즘 아프리카 TV, 유튜브에서 자신의 먹는 모습을 방송하는 먹방 콘텐츠가 큰 인기다. 온라인 매체들의 먹방 콘텐츠가 인기를 끌자 MBC와 같은 메이져 방송사도 따라한다. 유명한 쉐프를 앞세워 시청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나홀로 사는 1인가구가 많아지면서,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먹방을 감상하며 함께 밥을 먹는 일이 잦아지면서 먹방 콘텐츠의 인기도 덩달아 부상하고 있다. 그런 시각에서 본다면 횟집실장은 시대를 앞서가는 먹방계의 선구자였던 것이다.


먹방계의 전설 횟집실장에 얽힌 뒷이야기


이종격투기 카페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횟집실장은 돌연 이종격투기 카페를 떠났다. 그가 카페를 떠나자 그의 게시글은 회원들에 의해 복원돼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의 게시글이 얼마나 파급력있고 통하는 컨텐츠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축구 카페 알싸(아이러브싸커)에서 활동을 개시했다가 그의 고향과도 같은 이종격투기 카페로 다시 컴백했다. 지금은 이종격투기 카페에서 횟집실장이 아닌 '횟집의 실장'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으므로 카페에서 닉네임을 입력하면 그의 게시글을 모두 볼 수 있다.


이종격투기 카페 내 '환여횟집' 검색결과



횟집의 실장이 작성한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