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여행 화산과 온천 방문기

2013. 9. 8. 19:16라이프/소탈한 여행기

아시아나항공인도네시아관광청의 지원으로 다녀온 자카르타 여행 네번째 날의 기록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1인 1실 숙박이었습니다. 넓직한 호텔방에서 사전답사로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재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네번째 날에는 땅쿠반 쁘라후 화산과 사리 아뜨르 온천을 방문했는데요. 자카르타 현지인들을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땅쿠반 쁘라후 화산(Tangkuban Perahu)


전날 그랜드 아퀼라(Grand Aquila) 호텔에서 1박했습니다. 4성급 호텔이라고 하는데, 다른 호텔에 비해 세련된 실내가 돋보였습니다. 게다가 조식 또한 양식이 대부분이라 인도네시아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호텔입니다. 뜬금없지만, 여행을 떠나면 나비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요. 순진한 꿈에 들떠서 나비처럼 훨훨 날고 싶어지죠. 시인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를 읊어봅니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흰나비가 되어 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합니다.



조식은 그랜드 아퀼라 호텔에서 해결했습니다.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이 싫어서 계란, 닭고기, 볶음밥 등 안전한 음식만 담았습니다.



땅쿠반 쁘라후 화산에 도착했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야리꾸리한 냄새가 저희를 맞았습니다. 구린 냄새의 정체는 바로 유황이었습니다. 흔히들 계란 썩은 냄새에 비유하곤 하는데, 정말이지 강력한 냄새가 났습니다. 손을 비벼서 코에 갖다대면 나는 냄새랑 비슷했어요.



말을 태워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 물건 파는 사람들, 옷 파는 사람들 등등 장사꾼들이 많아서 좀 그랬습니다. 조금만 유명하다 싶으면 장사꾼들이 바글바글하더군요. 하긴, 홍콩도 그랬고 어딜가나 사람사는 곳은 비슷비슷한 것 같습니다.



낮이라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주로 상인들과 관광객들이었어요. 여기저기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승합차에 올라 사리 아뜨르 온천으로 향했습니다.



 

사리 아뜨르 온천(Sari Ater Hot Spring Water)


온천이 있는 리조트에 들어서자 물속에서 나온 아이들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습니다. 시인 박두진의 ''가 떠오르는 미소를 보며 시를 읊어봅니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아이들의 미소는 해, 어른들의 썩소는 어둠이 아닐런지.



물속에 몸을 담그고 여유롭게 피서를 즐기는 가족들도 찰칵! 자카르타 현지인들은 대부분 잘 웃고 포즈를 적극적으로 취해주시더라고요. 친절하고 인간미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여긴 딸부잣집인가봐요. 어쩜 그리 친절하게 포즈를 잘 취해주시는지, 고마웠습니다.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역시나 육수에 향신료가 들어가 있더군요! 소세지를 향신료가 있는 곳에 담궈 익혔다가 꺼내서 물컵에 헹군 다음에야 먹을 수 있었습니다. 향신료가 입맛에 맞는 분들은 또 잘 드시더라고요. 참, 신기했습니다.



네번째날 저녁에는 지난번 하루 묵었던 보로부드르 호텔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이날 저녁에는 회사일을 해야해서 밤새 컴퓨터와 씨름을 했던 기억입니다. 제 맥북 바탕화면은 이창동 감독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박하사탕과 오아시스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는데 저는 ''라는 작품이 제일 좋았습니다. 아름다운 영화 빚어낸 이창동 감독님, 고맙습니다. 독자분들도 꼭 한번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