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만드는 극단적 선택 공장 팍스콘

2013. 5. 16. 11:58라이프/이것저것 리뷰


팍스콘, 그거 먹는 건가요?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을 대표하는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알려진 팍스콘은 홍콩 홍하이 정밀그룹의 자회사이자 브랜드 이름으로 중국 내 직원수만 120만명에 이르는 거대기업체입니다.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데 쉽게 말하면 전자제품의 위탁 생산을 맡는 곳이지요.

팍스콘은 애플 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HP, 델, 소니, 노키아, 모토로라, 닌텐도 등 세계 주요 IT 기업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 손에 들고 있는 아이폰, 아이패드, 엑스박스 게임패드가 모두 팍스콘 공장에서 생산된 것들입니다.


근로자들의 무덤, 극단적 선택 공장이라는 오명을 얻기까지

근로자 투신사건만 2년간 17차례, 공식 확인된 극단적 선택자 수 10명 이상, 근로자 300여명 집단투신 위협! 중국 타이위안 팍스콘 공장 2천여 명 노동자들 패싸움으로 일시 폐쇄! 전자제품 생산공장이 아닌 극단적 선택 공장!

팍스콘은 장시간 노동과 낮은 임금, 불공정한 처우 문제로 끊임없이 도마에 올랐는데요. 입사시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예기치 않은 사망, 극단적 선택 사고에 대해서는 회사에 고소하지 않겠다는 서약이 담긴 문서에 사인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밭에서 일하는 소한테도 이렇게 하지는 않을 법 합니다. 노동시간 역시 놀랍습니다. 홍콩의 한 노동인권 단체는 아이패드 판매 초기 팍스콘 근로자들이 13일 연속 12시간씩 근무했다고 폭로하기도 했죠.


회장 궈타이밍은 동물원 원장인가

이렇게 직원들이 떼지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팍스콘의 모회사 혼하이 정밀의 회장은 궈타이밍이라는 인물로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타이밍에 맞지 않는 개념없는 입담’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나는 일본인을 존중한다. 일본인은 절대 뒤에서 칼을 꽂지 않는다. 그러나 가오리방쯔(고려봉자, 중국인이 한국인을 비하하여 부르는 비칭)는 다르다”고 팍스콘 연례주주총회에서 발언해 우리 국민들을 열받게 하는가 하면, “댜오위다오를 매입해 일본과 공동 개발하고 싶다”고 말해 중국네티즌들로부터 나라를 팔아먹을 놈이라며 욕을 먹었습니다. 댜오위다오는 일본명 센카쿠열도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 영토 분쟁이 일고 있는 지역의 이름입니다.

직원야유회에서 한 발언은 그가 직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매일 100만 명의 동물을 관리하느라 골치가 아프다!” 실제로 직원을 동물로 여긴 팍스콘 회장은 근로자 기숙사 밑에 극단적 선택 방지용 그물망을 설치하기에 이릅니다.


팍스콘, 중국 최초 대기업 민주 노조 생기나

잇따른 극단적 선택 시도와 직원들의 이탈로 팍스콘은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했습니다.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노동조합 대표와 노조의 주요 위원을 선출하기로 했는데요. 중국 내에서도 거의 처음 있는 일이어서 팍스콘의 움직임이 기업들의 노사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일까요.


악마를 보았다. 진짜 악마는 누구?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는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장경철(최민식)이 나옵니다. 상대역으로 국정원 요원 수현(이병헌)이 나오고요. 극중에서 최민식씨가 이병헌씨의 약혼녀를 살해합니다. 이에 분노한 국정원 요원 이병헌씨가 잔인한 복수극을 펼치는 내용의 영화인데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과연 누가 진짜 악마일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지난해 애플은 40%의 이익률을 거둔 반면 팍스콘은 1%의 이익률을 내는 데 그쳤습니다. 애플이 거의 40배에 달하는 이익률을 가져간 것이죠. 하청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무자비한 착취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젊은 근로자들의 목숨과 노동력을 앗아간 진짜 악마는 누구일까요. 팍스콘일까요, 애플일까요. 깊이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