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를 보며 마이클조던을 추억하다

2010. 6. 9. 00:10라이프/이것저것 리뷰

Michael Jordan


아이폰4 출시 소식에 트위터와 웹은 이미 아이폰 관련 글로 도배되었고 아이폰4의 출시 기사가 전세계 뉴스 페이지를 도배하고 있습니다. 아이폰4의 새로운 기능에 대해 이야기하며 청중을 사로잡는 스티브 잡스를 보고 있노라면 전성기 시절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애플은 시카고불스 아이폰은 조던이랄까요. 아이폰4와 마이클 조던의 공통점은 무엇이며 과연 무엇이 그들을 최고로 만들었을까요.



1. 스티브 잡스, 마이클 조던의 명성을 뛰어 넘을까

애플의 인기가 이대로만 지속된다면 스티브 잡스라는 이름이 마이클 조던의 명성을 뛰어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네요. 미국 대통령보다 더 인지도가 높다는 마이클 조던이지만 조던은 잊혀져가는 영웅이고(팬들에게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전설) 스티브 잡스는 지금 그 어느때 보다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애플도 좋고 스티브 잡스도 좋지만 마이클 조던이 스티브 잡스에게 밀릴까 조바심이 나는군요.

2. 애플의 연속 대박 행진은 시카고 불스의 95-96시즌

아이팟과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 애플은 그저 일반인(우리나라의 소시민들)이 보기에 맥북이라는 예쁘지만 어려워보이는 노트북을 만드는 회사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아이팟에 이어 아이폰이 우리나라에까지 보급되면서 애플에 대한 인식은 급속도로 변화했고 이제는 애플이 하나의 문화 코드가 된 느낌입니다. 흡사 마이클 조던이 활약하던 시카고 불스의 전성기 시절 NBA가 미국 농구 리그라는 것만 알고 있던 사람들이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 때문에 농구를 좋아하게 되고 NBA의 팬이 되어가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을 써보니 애플의 다른 제품에도 눈이가고 결국엔 아이패드 뿐만 아니라 맥북과 아이맥까지 사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으니까요. 

시카고 불스의 95-96시즌 성적은 72승 10패입니다. 어느 팀도 넘보지 못하는 NBA의 대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당시 시카고 불스의 사령탑은 필 잭슨이 맡았으며 공격 포메이션중 트라이앵글 오펜스가 큰 힘을 발휘했는데 마이클 조던-스코티 피펜-데니스 로드맨이 그 주역들입니다. 지금의 애플을 시카고 불스에 비유하자면 헤드코치(감독)는 스티브 잡스, 아이폰(마이클 조던)-아이패드(스코티 피펜)-맥북(데니스 로드맨)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더군요. 스티브 잡스의 지휘하에 애플 구단이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가며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마치 전성기 시절의 시카고 불스 처럼 거침없는 모습입니다.

3. 마이클 조던의 라이벌 결국엔 조던을 넘지 못해

농구황제로 불리우던 조던이지만 그의 라이벌 역시도 막강했습니다. 마이클 조던의 팬인 저의 입장에서 본다면 클라이드 드렉슬러, 레지 밀러, 찰스 바클리 정도의 라이벌이 있었는데요. 래리버드와 매직존슨은 전성기가 지날 무렵 조던을 맞딱뜨리게 되서 제외합니다. 이들 라이벌 모두 마이클 조던의 공수를 넘나드는 뛰어난 실력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갖추지는 못했던 기억입니다. 각종 스마트폰 OS, 스마트폰 기기들이 아이폰을 위협하고 있지만 아이폰의 기세는 한 풀 꺾이기는 커녕 마치 전염병이 퍼지는 것 마냥 온 세상을 사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4. 아이폰을 몸으로 막아라, 스마트폰 베드보이즈

시카고 불스의 전성기가 시작될 무렵 그들을 위협하던 세력이 있었으니 바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의 베드보이들입니다. 몸으로 밀고 머리로 박고 손으로 때리고 별짓을 다해 마이클 조던의 아성을 무너뜨리려 했지만 결국 마이클 조던의 카리스마와 실력 앞에 테그니컬 파울만 해대며 무릎 꿇고 말았습니다. 하드웨어(몸)로 아이폰(조던)을 어떻게 해보려던 삼성은 아이폰 4의 성능 개선으로 결국 베드보이즈 멤버 명단에 이름만 올리고 애플은 더 이상 넘볼수 없는 곳으로 날아오르는 분위기입니다. 해외 출시 제품은 국내 보다 더 좋은 성능에 더 낮은 가격으로 출시하고 국내 소비자들에겐 후진 성능의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내 놓았던 대기업들, 이제 슬슬 혼쭐이 나고 있습니다. 그러게 있을때 잘하지 그랬어요. 조강지처(자국민) 버리고 잘된 사람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죠.

Steve Jobs


5. 마이클 조던과 스티브 잡스의 마케팅

스티브 잡스와 마이클 조던 모두 한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고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그들이 하는 행동이나 그들이 착용하는 아이템이 자연스럽게 유행이 됐습니다. 마이클 조던의 신발인 에어조던 시리즈는 전세계에 1억개가 넘게 팔리며 패션 아이템이 되어버렸고 나이키를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수많은 잡스와 애플 찬양 도서를 출간해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요즈음의 웹은 애플이 전세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애플 소식이 전 세계 인터넷 세상을 뒤덮고 있습니다. 둘 다 말이 적고 큰 규모의 추종세력을 끌고 다니며 루머가 거의 없습니다. 각 분야에서 신적인 존재로 여겨진다는 점도 닮아 있습니다. 은퇴 이후에도 명성과 인기가 식을줄 모르는 마이클 조던 처럼 스티브 잡스 역시 전설로 남을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 둘의 마케팅 성공요인은 다름아닌 진정성에 있습니다. 마이클 조던은 농구선수로서 농구를 잘하고 스티브 잡스는 IT회사 애플의 CEO로서 좋은 제품을 잘 만들어냅니다. 물론 둘다 팀원들이 있고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놓쳐서는 안됩니다. 마이클 조던은 스코티 피펜과 론 하퍼와 같이 묵묵히 조던을 돕던 동료들이 있었고 스티브 잡스 역시 애플 설립 시절 스티브 워즈니엑이라는 걸출한 엔지니어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았고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이슈를 만들어 냅니다.

블로거로서 느끼는 애플의 위력은 "블로그 마케팅을 하지 않음"에 있습니다. 애플은 블로그 마케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애플이 블로그 마케팅을 하는 모습은 본적이 없습니다. 삼성과 LG처럼 비용을 지불하고 아쉬운 소리해가며 블로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전세계의 애플 팬들이 알아서 애플의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애플의 힘이 아닐까요. 손도 대지 않고도 코를 푸는 셈입니다. 하루에도 수천 수만건의 애플 제품 관련 글이 올라오고 있으니 모니터링만 하면서 아이디어만 짜내면 되는 것이지요. 조던이 따로 "에어조던 신발을 신으세요"라고 말하지 않아도 전세계인들이 조던의 신발을 수집하고 나이키 에어조던을 떠받들던 것처럼 말이죠. 열정과 끈기로 무장한 장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이미 전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