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마케팅 사례 열린책들

2015. 7. 14. 00:27인터넷/유용한 앱과 웹

서점에서 문학코너를 배회하다 너무 예쁜 표지의 책을 보고 넋이 나간 적이 있다. 미셸 우엘벡의 '소립자'였다. 책 표지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결코 책의 내용이 야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집어든 게 아니었다. 출판사가 어딘지 봤더니 열린책들이었다. 다른 책도 구경하려고 열린책들의 세계문학전집을 뒤졌다. 다른 책들도 정말 예뻤다. 계획에도 없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그리스인 조르바까지 질러버렸다.


요즘 문학동네, 민음사를 비롯한 대형출판사뿐 아니라 소규모 출판사도 페이스북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나는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거의 모든 출판사를 팔로우(+좋아요)하며 그들의 소식을 받아보고 있다. 출판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계정 중에서 제일 재밌고 참여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출판사도 열린책들이었다.


열린책들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openbooks.kr


출판사 이름과 어울리는 활짝 열린 양방향 소통 공간


열린책들 페이스북은 출판사 이름과 어울리는 열린 운영방식이 돋보인다.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아이디어를 얻는다. 아이디어에 대한 보상은 보통 책이다. 출판사는 판매용 책 이외에도 증정본, 홍보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많은 책들을 찍어낸다. 책은 상품으로 걸고 수시로 이벤트를 열어도 다른 산업군의 회사에 비해 부담이 덜하다.


출간 154시간 전, 열린책들은 출판을 앞둔 책의 표지에 들어갈 실루엣을 고르는 이벤트를 열었다. 실제 표지로 확정될 실루엣을 맞힌 페이스북 독자에게 파수꾼 사은품 세트를 증정하기로 했다. 428개의 댓글이 달렸다. 좋아요는 302명, 게시글 공유도 32회나 됐다.


표지가 비슷한 두 권의 책을 나란히 올려놓고 두 표지의 비슷한 부분을 찾는 이벤트도 열었다. 좋아요 1,472개, 257개의 덧글과 70회의 공유가 일어났다. 마치 숨은그림찾기 같았다. 재밌어보여 나도 참여했다. 


이런 단발성 이벤트가 무슨 영양가가 있냐고 따지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벤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책을 만드는 일에 독자가 직접 참여하거나 열린책들이 만든 책을 독자의 뇌리에 각인시키는 이벤트가 대부분이다.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벤트가 아니었다.


한번은 아이패드와 책 앵무새죽이기를 나란히 놓고 촬영한 영상이 올라왔다. 책의 표지를 뒤집어 새로운 표지로 교체하는 시간을 아이패드로 재는 영상이었다. 열린책들 페이스북 운영자는 어떤 책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기록 12.65초를 달성한 사람에게 크게 쏜다고 공표했다. 이 동영상은 2만 6천회 이상 조회됐다. 표지를 뒤집으면 새 표지가 나온다는 사실을 홍보하기 위한 전략이었을까? 이벤트는 대성공이었다.


출판사가 참고해야 할 페이스북 운영 참고서, 열린책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페이스북)에 자리를 깔자.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으면 다른 기업과는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통을 시도하자. 열린책들의 페이스북 계정은 그 어떤 페이스북 관련 실용서보다 훌륭한 참고서가 되어줄 것이다. 특히 이벤트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 지 궁금하다면 당장 열린책들 페이스북으로 가보자.


3권의 책을 하나로 묶는 세트 이름 짓기 이벤트.열린책들



파수꾼 표지에 사용될 실루엣을 맞히는 이벤트.열린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