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필드4 게이머 VAN_GoldStar의 명복을 빌며

2014. 12. 17. 17:30인터넷/유용한 앱과 웹


게임을 좋아했지만 싱글플레이(온라인이 아니라 혼자 즐기는 게임)를 위주로 어쩌다 한두시간 즐기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배틀필드4를 즐기고 난 이후로 모든 게 달라졌다. 멀티플레이(온라인으로 실시간으로 함께 즐기는 게임) 게임의 마력에 빠져들고 만 것이다. 퇴근 후에 한두시간씩 즐기는 수준을 넘어 홍콩의 유명 클랜에 가입해 소대원들과 하루에 약 2시간 정도는 매일 게임을 즐긴다. “VAN_GoldStar! 반골님!” 총쏘는 게임(FPS)으로 유명한 배틀필드에 심취해 본 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정도의 유명한 게이머의 이야기다. 


루리웹에서 찾은 금성장(金星章) VAN_GoldStar


배틀필드는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이다. 무기는 물론이요, 무기 부착물, 탈 것, 소지장비, 게임 종류도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렇다보니 배틀필드를 시리즈로 즐겨온 숙련된 고수들에게 무참히 당하기 일수다. 뒤에서 온 적에게 암살당하고 저 멀리 산에서 날아온 스나이퍼의 총알에 머리를 맞고 숨지기도 했다. 탱크의 포탄에 죽는 일은 다반사며 저 멀리서 불쑥 나타난 오토바이에 깔려 죽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문제는, 게임 속 캐릭터가 죽었을 뿐인데 마치 내가 총을 맞은 것처럼 슬슬 열이 받는다는 사실이다. 게임을 그만둘까 생각한 적도 있지만 묘한 오기가 발동했다. “그래. 루리웹이 있었지!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루리웹에서 찾아보자!”.


루리웹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대의 게임 커뮤니티다. 게임별로 게시판이 따로 있고 실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게이머들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은 내용들은 유용한 정보가 된다. 게시판에는 숙련된 고수들이 자신의 플레이 동영상을 올리기도 하는데 배틀필드4 게시판에 VAN_GoldStar라는 작성자가 올린 플레이 동영상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생생하다. 반골님의 컴퓨터처럼 정확한 조준과 사격실력, 장비운용 능력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반골님은 눈부시게 밝은 별, 금성 그 자체였다.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전장의 실력자


반골님(Van_Goldstar)의 영상이 유튜브에 한동안 올라오지 않아 루리웹에 갔는데 어찌된 일인지 루리웹에도 영상이 없었다. 검색으로 발견한 그의 마지막 소식은 절망적이었다. 우연이 할게 된 네이버 카페에서 불의의 사고로 그를 떠나보낸 같은 클랜의 동료가 남긴 글(http://cafe.naver.com/fpsgame/2576177)을 읽었다. 불의의 사고로 생을 달리했다는 비보였다. 평소 알고 지냈던 사람의 사고소식을 들은 것처럼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동영상을 보며 자극도 많이 받았고, 유용한 정보도 얻었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했던 내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실력자로 뽑히던 그의 죽음에 전세계의 게이머들이 애도의 글을 남겼다. 배틀로그(게임기록을 볼 수 있는 웹페이지)와 유튜브 동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 VAN_GoldStar 배틀로그 http://battlelog.battlefield.com/bf4/user/VAN_GoldStar/


배틀필드4 스승, Van_Goldstar께 조의를 표하며


본명도 모르는 온라인 게이머의 사고에 이렇게까지 야단법석을 떠는 건지 어르신들은 의아해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적어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진 시대에서는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미리 사고소식을 접했더라면 장례식장에 찾아갔을 것이다. 


“배틀필드 스승 반골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로벌 슈퍼스타 Van_Goldstar 플레이 동영상


+ 유뷰트 채널 http://www.youtube.com/channel/UC3CBhBjNYr2tb37qeBpbMQ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