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여행 첫날의 설레임

2013. 8. 25. 12:34라이프/소탈한 여행기

하와이, 홍콩, 마카오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올 한해 여행운이 참 좋습니다. 이번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지원으로 4박 6일간 자카르타에 다녀왔습니다. 여행기간 동안 안전하게 자카르타를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인도네시아 관광청 직원 두분, 안내를 담당했던 친절한 Yans Leo, 버스기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자카르타는 동남아시아 제1의 대도시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80년, 90년대를 보는듯 했습니다. 아직 개발도상국의 때를 벗지 못한 자카르타에 다녀오니 우리나라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음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http://www.airport.kr/


공항은 늘 가슴 설레는 곳입니다. 인천공항은 비행기를 타지 않고 여행만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훌륭한 랜드마크가 됐습니다. 미국의 여행전문지 Global Traveler 선정 7년 연속 세계최고공항상 수상, 세계적 비즈니스 여행지 Business Traveller 선정 세계최고면세점상 3년 연속 수상에 빛나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공항입니다. 누군가는, 공항이 단순히 비행기에 오르는 곳이 아닌 여정의 일부이고, 나아가 공항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으니 이제는 하나의 문화관광지가 된 기분입니다. 인천공항의 잘 된 점을 배우러 해외 공항 직원들이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고 하니 세계 최고의 공항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습니다.




출발 네시간 전에 도착하여 티켓을 수령했는데, 알고보니 좌석 지정까지 다 되어 있더라고요. 창가쪽 자리부터 체험단 5명이 나란히 앉아 자카르타로 떠났습니다. 모 정부부처 간부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일이 있었는데 그 뒤로 일이 참 잘 풀리는 것 같습니다. 저만의 착각일수도 있겠지만 즐거운 착각은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주니, 뭐, 좋은 일입니다.



루이뷔통 건물 외관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더 비싼 명품은 얼마든지 있겠지만, 여러모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끝판왕이라는 생각입니다. 강의료를 모아 저도 백팩을 하나 샀는데 활용도가 높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맥북프로와, 카메라, 각종 케이블까지 여행용 가방으로도 손색이 없더라고요.(왠지 광고 느낌이 나는 멘트인데, 루이뷔통 측으로부터 어떠한 지원을 받은 일이 없습니다.) 직장인의 데일리 가방으로 LV 마이클 백팩을 추천합니다.



누군가 바깥을 바라보며 전화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부모님이 될 수도 있겠고, 여자친구나 아내일 수도, 친구나 지인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비행기 객석에서는 와이파이를 비롯한 통신망이 잡히질 않는 게 보통인데, 글로벌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탄생하는 날도 머지 않아 찾아오지 않을까요.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소리와 카톡 알림음이 시끄럽게 울려퍼질 장면이 떠오르는 게 그리 즐거운 일만은 아닙니다.



4:50분경 자카르타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은 7월 19일부터 매일 자카르타 노선을 운항하고 있습니다. 자카르타는 주로 비즈니스로 방문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인도네시아 관광청도 이번 행사에 동참한 것으로 보아 관광쪽으로도 많이 투자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나 항공 http://flyasiana.com/


아시아나 항공은 한국생산성본부 주관 2013 국가고객만족도 1위에 이어 항공서비스품질지수 항공부문에서도 1위를 수상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의 승무원들은 감탄사를 자아내는 미녀 보다는 신뢰감 있는 인상을 주는 승무원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정면을 촬영하려고 했는데, 정면 촬영을 거부해 뒷모습을 담았습니다.



아시아나 항공 기내지(Inflight Magazine) 아시아나에 자타르타 이야기가 실렸더라고요. 자카르타 여행에 대한 기대감에 마음이 설레였습니다.



일반석 기내식 비빔밥입니다. 고추장을 구하기 힘든 곳으로 갈 때면 절반만 짜고 절반은 여행지에 가지고 가 요긴하게 사용합니다. 이번에는 고추장 전부를 넣고 비볐는데, 조금 맵더라고요. 일반식 메뉴 중에서는 비빔밥을 선호합니다. 사진을 보고 있으니 다시 먹어보고 싶어집니다.



홍콩 갈 때는 없었는데, 아이스크림이 후식으로 나왔습니다. 자카르타 신규취항으로 나오는 걸까요, 아니면 모든 항공 노선에 적용되는 걸까요. 비행기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었습니다.



창밖으로 동그란 보름달이 보였습니다. 10km 상공에서 비행하는 이유를 찾아보니 "높이 날수록 공기가 희박해 공기와 마찰이 적어지면서 연료 절감, 눈-비-구름-바람 등 기상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고 합니다. 10km에서 떨어지면 땅까지 닿는데에만 하더라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다는 엉뚱한 상상을 했습니다. 


 

호텔 보로부드르(Borobudur) http://hotelborobudur.com/


밤늦게 자카르타에 도착해 향한 곳은 첫날 머물 호텔 보로부드르였습니다. 5성급 호텔로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있는 보로부드르 사원의 이름을 딴 것 같습니다. 호텔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Executive 룸이라고 합니다. 기업 임원들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머무는 용도로 고안된 방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도 있고, 와이파이도 지원은 되지만 유료입니다.



책상 위에 앉아 맥북으로 인터넷을 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음악을 듣고 있으니, 감성 '돋는' 밤이 연출됐습니다. TOTO의 Africa를 오랜만에 들었는데 어찌나 좋은지 연속으로 5번 이상은 들었던 것 같습니다. 가사가 나오는 영상(http://www.youtube.com/watch?v=DWfY9GRe7SI)이라 더 좋았습니다.



호텔방에서 바라본 야경입니다. 여기는 도심지라 서울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조금만 도시를 벗어나면 1970년대 우리나라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80년생이 어떻게 70년의 상황을 아느냐고요? 80년대보다 더 낙후된 모습을 보고 70년대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원형 지붕을 보니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떠오릅니다.



넓은 침대에서 대(大)자로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심심한 마음에 TV 채널을 돌려보니 KBS 월드 채널이 흘러나와 적적함을 달래주었습니다. "알라의 평안이 당신에게 함께 하기를, 앗살람 알라이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