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눈물에서 배우는 블로그 시작의 기술

2012. 3. 8. 13:17블로그/블로그 운영법


강한 남자, 마초,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법하게 생긴 러시아 황제 블라디미르 푸틴이 눈물을 흘렸다. 대선 전 지지율 60% 이상을 기록하며 승리가 확실했던 만큼 감격의 눈물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그의 눈물을 두고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물을 흘리는 약한 모습을 보임으로서 소통이 가능한 상태로 보여지려 한다는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람은 약할 때 소통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미술가 양혜규는 "내가 약해졌을 때 다른 사람과 뭔가를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가 이뤄진다"고 했다. 그렇다. 처음은 그렇게 어설프고 약하게 시작하는 거다. 사진 Alex E.Proimos



1. 블로그 시작을 위한 최적의 상태

취업준비생들은 최소 10개 이상의 이력서를 쓴다. 조금 과장해서 보통 50-100개 정도 입사지원서를 쓰고 10% 미만의 승률을 보인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는 한 개인에게 무척 힘든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집안 환경이 어려운 이들, 주변 환경의 문제(친구들은 하나둘 취업하는데 자신만 백수인 상황), 서류통과마저 안되는 현실에서 오는 자괴감, 나이 먹고 용돈을 얻어 쓴다는 생각에서 오는 자기혐오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상황이다. 군대를 다시 가고 싶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도 바로 이 시기였다. 한 마디로 어렵고 힘든 계절이다.

취업 준비생은 곧 약자다. 사회 통념상 약자가 될 순 없으나 사회 현실상 약자임이 분명하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을 때 블로그를 시작하면 좋다. 보통 약자의 환경에 놓였을 때 남보다 많은 노력과 정성을 쏟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시간은 현금이자 곧 투자금이다. 필자 역시 취업준비생일 당시 블로그를 시작했다. 취업한 친구들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때, 공무원 준비하는 친구들이 고시원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필자는 하루 종일 블로그를 가지고 놀았다. 시작할 때의 마인드 역시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나도 파워블로거가 될거야!" 이 생각 하나로 블로그를 운영했다.


2. 블로그 시작 단계의 디자인

처음 시작할 때 부터 디자인으로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이 있다. 이 스킨, 저 스킨 입혀보지만 마음에 드는 게 없다. 그렇다고 돈 주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지. 스킨 선택은 개인의 취향에 달린 문제이긴 하나 블로그 콘텐츠가 아닌 디자인에 무게를 두고 블로그를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블로그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신경써야 할 문제는 콘텐츠이지 디자인이 아니다. 시작은 블로그 서비스 업체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기본 스킨으로 한다. 사이드바도 이쪽, 저쪽 옮겨보고 위젯도 달았다 내렸다 하면서 더 나은 디자인을 위한 기본적인 요소들을 배워가는 게 좋다. 밋밋하고 어설프게 보이는 디자인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면 업그레이드 요소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스킨을 무료로 배포하는 사람들이 보이는가 하면 자신의 라이센스를 판매하는 이도 알게 된다. 운이 좋다면 이웃이 스킨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스킨 제작 이벤트의 당첨자가 될 수도 있다. 그 때 가서 디자인에 신경 써도 늦지 않다.


3. 블로그 개설 후 관계의 기술

블로고스피어(블로그 세상)에서 소통의 시작은 댓글로 이뤄진다. 만일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개설했다면 메인페이지(http://tistory.com/)의 새 글을 타고 방문하여 다른 블로거의 글을 읽고 댓글을 남겨보라. 내가 남에게 한 만큼 자신에게 돌아온다. 다시 말해, 내가 남에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나에게 아무 것도 돌아오지 않는다. 하루에 10개, 하루에 20개. 이렇게 갯수를 정해 놓고 다른 블로거의 글에 댓글을 작성하는 게 좋다. 명확한 목표 갯수를 정해놓으면 귀차니즘이 찾아오더라도 덜 흔들리게 된다.

소소한 이벤트도 진행해 본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이나 물건 중에서 블로그 이웃과 나누고 싶은 게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벤트를 열자. 그리고 나누자. 이벤트를 하면 이웃을 얻을 수 있을 뿐더러 자신의 블로그를 다른 이에게 홍보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4. 약자가 승리한다. "The Loser Wins"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하지 못한다 라는 말이 있다. 올챙이 시절을 잊어버린 개구리처럼 어렵고 힘들게 지내던 옛 시절은 까맣게 잊고 처음부터 개구리였던 것 처럼 잘난 체를 하는 이에게 하는 말이다. 본 의미와 상관없이 블로그를 개설 할 때는 올챙이가 되야 한다. 올챙이가 개구리보다 유리하다. 배부른 개구리는 블로그에 투자할 시간이 없다.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기에도 벅차다. 올챙이는 블로그 말고 딱히 재미있는 게 없다. 그렇게 블로그에만 매달린 올챙이는 파워개구리, 파워블로거가 된다.

지금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 없다. 오히려 절호의 찬스라는 생각에 신이 나야한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블로그를 하자. 파워개구리가 된 자신을 꿈꾸며 블로그에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다보면 어느새 성체가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The Loser Wins는 복싱 게임 파이트 나이트 챔피언에 삽입된 곡으로 글에 꼭 어울린다. The Loser Wins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