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SNS 'PINTEREST' 예찬의 이유

2012. 2. 17. 00:05라이프/이것저것 리뷰

Pinterest

CNN이 선정한 2012년 가장 주목받게 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Pinterest 이야기다. 2년 전에 만들어진 웹사이트가 만렙 SNS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위협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예일대 출신의 벤 실버멘이 냉장고에 붙어있는 메모지에 착안하여 관심사를 핀으로 꽂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사진을 올리고 공유한다. 지난달 순방문자만 1,170만명을 기록했다. 고학력 여성층이 주사용자라는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1. Art of Naming 센스있는 네이밍
- Pinterest = People(사람들의) Interest(관심사) or Personal(개인의) Interest
핀터레스트의 P는 사람들 혹은 개인이 좋아하는 것, 관심사를 공유한다는 뜻을 함축하는 단어일 게다. 두 단어 모두 잘 어울린다. 누구나 추측 가능하며, 쉽고, 입에 짝 달라붙는다.

- Pin = 핀으로 꽂아둔다/고정시키다
핀은 명사로 핀 자체를 뜻하지만 동사로는 핀으로 꽂아두다/고정시키다 를 의미하기도 한다. 핀터레스트의 사진에 마우스를 올리면 핀 모양의 아이콘이 나타난다. 관심있는 사진은 핀으로 꽂아두고 공유하라는 뜻을 담은 계획된 스토리텔링이었을까. 그저 놀랍기만 하다.

2. Reflection of People Instinct 인간 본능적 욕구의 반영
핀터레스트는 타인과 개인의 취향에 대한 관음욕, 피드백이 주는 심리적 만족감을 양껏 충족시켜준다.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않고 나열된 사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다른 사람이 올린 사진을 보고 내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다면 사진 위에 마우스를 올리고 Re-Pin 하면 된다. Like 해도 좋고.

사진-카메라는 SLR클럽, 게임은 루리웹, 취업은 취업뽀개기, 남성패션은 디젤매니아. 앞서 나열한 특정 사이트의 이름은 분야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커뮤니티성 웹사이트의 이름이다. 필자 역시 디젤매니아 카페에 청바지 사진을 올렸던 경험이 있다. 내가 올린 사진에 대한 피드백을 보기 위해 몇 차례고 재방문을 했다. 내심 긍정적인 덧글이 달리길 기대하면서 확인에 확인을 거듭했다. 블로그와 차원을 달리 하는 대형 커뮤니티의 파괴적인 재방문율은 바로 이런 개인들의 본능적인 욕구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

네티즌들은 대개 내 손으로 작성한 글, 내가 찍어 올린 사진이 다른 회원들로부터 보여지고, 긍정적으로 평가받기를 기대하는 욕구가 있는듯하다. 궁극적으로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게 커뮤니티의 매력이자 기대 역할일 것이다. 핀터레스트 기획자는 이런 인터넷 이용자의 욕구를 순발력 있게 캐치하고 서비스에 녹여냈다.


3. People Interest in its Integrity 세세한 카테고리의 통합
우리나라에서는 SNS뿐 아니라 주로 대형 카페나 유명 커뮤니티를 통해 개인의 취향과 기호가 공유된다. 패션 카테고리도 있겠지 싶어 찾아보니 여성 의류, 남성 의류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었다. 의상 뿐만 아니라 자동차, DIY, 영화, 피트니스, 홈 데코레이션, 아동, 사진, 테크놀로지, 스포츠, 여행 등 여러 카테고리들이 세분화돼 있다. 분야별 대형 카페나 커뮤니티의 인기 게시판들을 한 곳에 모아놓은 느낌이다. 사람들의 관심사(Interest)를 한 서비스에 통합(Integration)하는 데에 성공했다.

마치며
핀터레스트가 2,5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앤젤 투자 문화가 잘 발달된 그들이 몹시 부러워졌다. 현재 환율 기준 한화 283억이 넘는 거금이다.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는 큰 돈이다. 우리나라에도 머리 좋고 기획력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다만 창의성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시도 보다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게 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다. 젊은 인재들은 불안정한 사회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니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질 않는다. 가뭄에 콩나물 나듯 어쩌다 창의성 있는 기획의 웹서비스가 나오면 대기업(포털)이 헐값에 가져간다. 대형 포털은, 블랙홀이다. 

짝퉁은 있는데 명품은 없다. 베껴 온 서비스가 시장에서 성공하는 경우는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서비스가 외국에서 인기를 누리는 건 본 적이 없다. IT 강국이랜다. 기 막힐 노릇이다. 언론매체는 제 2의 ‘마크 주커버그’라고 띄워주던 벤쳐 기업 CEO였건만 알고보니 ‘제 2의 부의 세습’일 뿐이었단다.

우리 땅에서 시작된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벤쳐 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사회적인 분위기를 토양 삼아 세계적인 서비스로 비상하기를 기대하는 일이란 정녕 남가일몽에 불과한 것일까.